21일 넥센과 한화의 경기가 펼쳐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낯선 이름 하나가 선발 라인업에 올랐다. 김태연(20·한화)이다. 이날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된 김태연은 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내친김에 선발 출전의 기회까지 얻었다. 경기 전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백업으로 나오는 것보다 선발로 출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김태연은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첫 타석에서부터 초구 홈런을 쏘아 올리며 많은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앞서 20일에는 강승현(32·한화)이 깜짝 호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승현 역시 지난 8일 정식선수로 전환된 뒤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경우다. 5-5 동점이었던 5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고종욱을 병살 처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1⅔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삼진만 3개를 솎아냈다. 이 감독대행은 “구속도 좋고, 어려운 볼 카운트에서도 결정구를 던질 줄 알더라”고 흡족해했다. 승부처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렸지만 이 감독대행은 “실패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단호히 말했다.
한화는 지난 몇 년간 미래 스타를 키워내는 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속적으로 거액을 들여 외부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했기에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는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감독대행은 “아직 리빌딩이라는 말을 할 때는 아니다. 베테랑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지 않는가. 물론 우리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닿으면 1군에 올리려 하겠지만, 이것이 베테랑들을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이 감독대행 체제가 가동하면서 조금씩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김태연과 강승현의 모습은 팀 내 많은 선수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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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왼쪽부터) 김태연, 강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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