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을 내놓다…리그 들러리를 거부한 KB손해보험의 강력한 메스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KB손해보험과 OK저축은행이 실시한 2대2 트레이드. KB손해보험 측의 결단이라는 표현이 가슴에 와닿는다.

KB손해보험은 레프트 김요한과 세터 이효동을 내주고 OK저축은행으로부터 라이트 강영준, 센터 김홍정을 받아오는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KB손해보험은 2017년 트라이아웃을 통해 포르투갈 국가대표 레프트 주공격수 페레이라를 영입하며 공격형 레프트 포지션을 확정했고, 지난 시즌 신인왕을 거머쥔 세터 황택의가 올 시즌에도 주전으로 활약이 예상되면서 두 포지션에 해당되는 기존 선수들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마침 낮은 높이에 고민이 있었고 세터 강화가 필요했던 OK저축은행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김요한 선수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였고, 이효동 선수도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이기 때문에 매우 아쉽고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변화를 위한 포지션 강화가 불가피 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팀의 창단멤버인 강영준, 김홍정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보내게 되는 결정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주장을 번갈아 맡았던 두 선수이기에 더욱 힘든 결정”이라며 “하지만 이민규 선수 1인 세터 체제로는 운영이 불가능했고, 특히 김요한 선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공격수 아닌가, 팀의 약점인 높이를 충분히 해결해 줄 거라 믿었다”고 전했다.

OK저축은행보다 KB손해보험 측의 선택이 다소 파격적이다. 김요한은 문성민(현대캐피탈)과 함께 대학배구의 양대산맥이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선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으며 LIG손해보험에 입단했다. 잘생긴 외모와 출중한 기량으로 팀을 넘어 리그의 간판스타가 됐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0∼2011시즌 발목인대 파열 부상 후 매시즌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감독의 전술전략에 애물단지가 됐다. 팀의 간판스타지만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안고 갈 이유가 없다. 매년 하위권의 아픈 역사가 있는 KB손해보험으로선 효율적인 전력을 위한 메스가 필요했다. 김요한을 보냈다, 더 이상 리그의 들러리가 되기 싫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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