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를 받아보려면 '월3만원'

[스포츠월드=류근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보도자료를 받아보는데 ‘월3만원?’.

시중에 떠도는 가짜 뉴스 같지만 팩트다. 지난주 공정거래 위원회에 직접 전화를 해 ‘팩트’를 체크했다. 공정위 홈페이지에 명시된 보도자료 배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는 대변인실 정책홍보담당 이 모 사무관이다. 그는 통화에서 “보도자료는 기자실에서 결정한다며 만약 끊어지면 기자실로 통화하라”는 기계적인 답변 후 전화를 끊었다. 보도자료 배포문제는 이렇듯 기자실에 일임을 했으니 간단하게 외주를 준 셈이다. 일방적인 이 사무관의 태도에 과연 이 사람의 또 다른 업무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스쳤다. 기자실의 담당자는 더욱 시큰둥했다. 전화한 언론사가 협회에 등록되어 있느냐 세종시(공정위)에 출입하는 기자가 있느냐는 등 이른바 너희가 공정위의 보도자료를 감히 받을 자격이 있느냐는 식이었다. 서슬퍼런 취조에 가까웠다. 또한 메일링 서비스와 문자안내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 등이 포함된 월 3만원 회비를 내야하며 출입기자단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는 등의 황당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나아가 세종시 공정위 기자실에 3개월 이상 출입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급기야는 엠바고의 문제까지 거론하며 메일링 서비스가 어려운 이유를 들었다. 눈칫밥으로 풀이하자면 이 문제로 더 통화하기 귀찮다는 투였다. 이쯤 되면 보도자료 받는 건 이제 그만 포기하라는 뉘앙스였다.

이 문제는 이미 취재인력이 부족해 차마 세종시에 상주하는 기자를 내려 보내지 못하는 열악한 언론사가 수차례 맛봤을 치욕이다. 공정위 대변인실의 대응은 결국 취재인원이 열악한 언론사는 공정위 근처에는 얼씬도 말라는 엄포와 다름없었다.

공정위 보도자료 메일링 서비스의 제한을 따져보면 둘 중에 하나다. 나랏돈으로 제공하는 공공정보를 제한된 언론사로 구성된 출입기자단이 독점하려는 얄팍한 꼼수가 하나다. 또 하나는 공정위의 ‘귀차니즘’이다. 메일주소 하나 추가가 귀찮아 거절의 명분만 쌓아왔다. 이른바 직무태만에 방임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공정성의 훼손이다. 이같은 제한적 명분을 삼아 공정위가 특정매체를 정보제공에서 배제할수 있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

공정위의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받지 못해도 큰 문제는 없다. 수시로 공정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때그때 공정위의 보도자료를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속보경쟁에서 1초을 다투는 언론의 상황에서 제때에 메일링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낙오될 께 뻔하다.

창간 10년이 넘은 일간지도 넘기 힘든 공정위의 문턱이 의욕만 갖고 뛰어든 1인 미디어에게는 얼마나 높았을지 걱정이 앞 설 뿐이다.

지난 14일 김상조(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식이 어렵사리 강행됐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에 부응해 그동안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 ‘을의 눈물’을 제대로 닦아줄 것 강조했다.

공정위는 ‘시장경제의 파수꾼,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촉진’을 모토로 독점 및 불공정거래에 관한 사안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꾸려진 정부조직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공정위 업무 추진의 원동력은 국민의 신뢰에서 나온다. 우리 공정위는 다른 어느 정부부처보다도 더 높은 윤리의식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우리의 자그마한 흠결 하나만으로도 사건처리의 공정성을 의심받고 조직 전체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공정위의 일부 언론사에 국한된 보도자료 메일링 서비스 역시 정보의 독점이며 불공정거래와도 같은 적폐가 아닐 수 없다.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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