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용의자 기소 없이도 추방" 메이, 총선 앞두고 초강경 카드

런던브리지 테러 등 지난 3개월 새 세 번의 테러를 막지 못해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기소 없이 극단주의자들을 추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테러방지법을 제시했다. 조기총선을 앞두고 노동당 등 야당이 메이의 안보정책을 비판하자 강경책을 꺼내든 것이다.

메이 총리는 6일(현지시간) 슬로프 지역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위협이 될 것이란 정황은 있지만 기소하기 힘든 테러 용의자들의 이동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테러 용의자들을 더 쉽게 그들의 고국으로 추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국의 인권법이 이 조치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인권 관련 법률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메이의 이런 강경책이 2012년 도입된 ‘테러방지 및 조사에 관한 조치’(Tpims)에 포함되며 테러 용의자들의 최대 구금일(14일)을 늘리고, 휴대전화 및 여행의 자유를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가 인권침해 우려에도 총선을 불과 이틀 앞두고 강경책을 제시한 건 테러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비판여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런던브리지 차량 테러범 중 쿠람 버트가 이슬람극단주의 다큐멘터리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옹호한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다른 테러범인 유세프 자그바 역시 지난해 3월 시리아로 건너가려다 이탈리아에서 억류된 당시 “나는 테러리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이탈리아 당국이 유세프가 위험인물이라고 영국에 알려줬다고 보도했다.

야당은 메이의 이런 정책이 테러를 막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고 반인권적이라며 공세를 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메이가 내무장관 시절 경찰인력을 줄인 것을 꼬집으며 “이번 테러 이후 정부가 가야 할 가장 옳은 방향은 비용을 줄이고 안보를 지키려는 보수당의 ‘값싼’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라며 “경찰과 치안 분야에 재정을 투입하면서 인권법과 같은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는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런던브리지 테러로 프랑스인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피해 사망자수가 8명으로 늘었다. 런던경찰청은 전날 오후 템스 강에서 사체 1구를 수습했는데 테러 당시 실종된 45세 프랑스 남성으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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