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바닥 친 백승호, 일으킨 신태용 감독의 '자극제'

[스포츠월드=전주·권영준 기자] “그냥 내버려 둬. 스스로 절실함을 느껴야지.”

신태용(47)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의 냉혹했지만, 뜨거운 한 마디가 바닥을 찍었던 백승호(20·FC바르셀로나B)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에 도전 중인 신태용호의 전진에는 이유가 다 있다. 이제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잉글랜드와의 A조 최종전만 남겨뒀다. 16강 진출은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말 갑자기 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K리그와 대학연맹전을 돌며 선수 발굴에 나섰고, 국내 선수를 위주로 발 빠르게 소집해 훈련을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국내선수 파악을 마친 신 감독은 이어 지난 1월16일 포르투갈로 전지훈련을 떠나 본격적인 팀 구상에 돌입했다. 특히 백승호, 이승우(FC바르셀로나 후베닐A)를 처음 소집해 기량을 점검했다.

이 시기에 신 감독은 이승우의 대표팀 합류는 결심이 섰다. 이번 시즌 소속팀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경기 체력이나 감각이 올라왔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백승호는 달랐다. 볼을 만지는 기본기, 공간 침투, 슈팅 등 공격수에게 필요한 능력은 뛰어났지만, 이번 시즌 소속팀 경기에 전혀 출전하지 못한 탓에 체력이 바닥이었다.

이때 신 감독이 백승호에게 처방한 약은 바로 자극제였다. 사연은 이렇다. 신태용호 초기 팀 훈련 중 러닝을 시작한 가운데 백승호가 뒤로 처지기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벌어지기 시작한 간격은 운동장 한 바퀴를 넘어 두 바퀴까지 뒤처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 모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책이 필요했다. 그때 신 감독은 냉철하게 판단한 뒤 “그냥 내버려둬라.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처지면 처지는 대로 그냥 지켜만 보자”고 처방전을 내렸다.

냉혹한 지시였지만, 신 감독은 백승호가 벌어진 간격만큼 현실을 자각하길 원했다. 대표팀에 승선해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체력 보완이 절실하다는 점을 간절히 느끼길 바랐다. 그러면서 코치진을 통해 다독여 주도록 지시했고, 또 소속팀 FC바르셀로나와 협상해 3월 4개국 초청대회 이후 한국에 잔류해 대표팀 최종 소집까지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재반 사항을 마련했다.

신 감독이 아무리 좋은 ‘백승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해도, 선수 스스로 받아드리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그는 신 감독의 의도대로 절실함을 느꼈고, 이 과정에서 트레이너의 조언에 따라 근력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본선 무대 시작과 동시에 득점포로 보답했고, 23일 아르헨티나전에서도 우뚝 섰다. 신 감독의 프로젝트 효과는 배가 됐다.

믿음을 바탕으로 큰 그림을 그린 리더, 매개체 역할을 한 중간 관리자, 그리고 절실함을 느낀 조직원의 ‘3박자’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신태용호는 그만큼 탄탄해졌다. 

young0708@sportsworldi.com

한국 U-20 축구대표팀 공격수 백승호(왼쪽)와 신태용 감독 /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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