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SKT'로 끝난 MSI 이변은 없었다

유럽 복병 G2 맞아 3대1로 승리
총 상금 7억6000만원 가량 추정
MSI 최초 2연패 달성 기록 수립
[김수길 기자] ‘e스포츠 한류 남미를 직격하다’

e스포츠 태극전사들이 삼바의 나라 브라질을 뜨겁게 달궜다. 사실상 대형 e스포츠 제전의 불모지로 여겨진 남미에서 처음 개최된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의 최종 주인공은 한국을 대표해 출전한 SK텔레콤 T1으로 수렴됐다.

MSI는 ‘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롤 올스타’와 더불어 라이엇 게임즈가 ‘롤’(‘리그 오브 레전드’의 줄임말)을 소재로 공식 진행하는 3대 세계 대회 중 하나다. 국가·대륙의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팀들이 각자 자존심을 걸고 예비 선발전을 마친 뒤 대망의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주네스 아레나에서 1만 여명의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펼쳐진 이번 MSI 토너먼트 결승에서 SK텔레콤 T1은 유럽 지역(EU LCS) 대표인 G2 E스포츠(이하 G2)를 맞아 세트 스코어 3대1로 이기고 정상(頂上)을 향한 모든 일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SK텔레콤 T1은 두 번째 세트를 G2에 내주면서 한때 1대1로 접전 구도에 몰리기도 했으나 3세트와 4세트를 내리 따내면서, G2의 추격을 따돌렸다. 이로써 SK텔레콤 T1은 사상 최초로 MSI 2연패를 달성했고, 배정된 전체 상금의 40%(7억 6000만 원, 추정치)도 손에 넣게 됐다. 게임 아이템 판매금의 일부를 합쳐 산정하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달 28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5월 21일까지 브라질에서 치러진 올해 MSI는 전 세계 13개 지역 스프링 스플릿 우승팀 13개 팀이 참가하는 가운데, 일명 플레이-인(Play-In) 스테이지가 첫선을 보였고, 이어 그룹 스테이지와 본선 토너먼트까지 한 단계 진보한 방식으로 속개됐다. 과거 2년간 ‘롤’과 관련한 국제 대회 입상을 기준으로 한국과 중국, 유럽 쪽은 그룹 스테이지에 직행했고,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10개 팀이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거쳤다. 본선 격인 토너먼트 라운드에는 ‘롤’ 팬들의 예상대로 SK텔레콤 T1(8승 2패, 이하 그룹 스테이지 성적)을 비롯해 중국의 WE(7승 3패), G2(4승 6패), 대만·홍콩·마카오 쪽에서 뽑힌 플래시 울브즈(4승 6패)가 출전했다.

올해 MSI는 ‘롤’과 연계한 대형 e스포츠 행사와 남미가 첫 인연을 맺은 만큼 현지 유명 인사도 참석해 화제를 불러모았다. 결승전 시상식에는 브라질의 축구 영웅 호나우두가 등장했다. 호나우두는 2002년 월드컵에서 8골로 득점왕에 등극하며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7년 초 브라질 ‘롤’ 리그의 CNB e스포츠 클럽에 투자하면서 “한국 전지훈련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MSI 결승전 모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호나우두는 SK텔레콤 T1 선수들에게 직접 우승 메달을 수여하며 축하했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2017 MSI를 통해 e스포츠가 차세대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MSI는 ‘롤드컵’과 ‘롤 올스타’에 비해 몇 년 늦게 출범했다. 2015년 5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첫 대회가 있었고, 이듬해에는 중국 상하이가 바통을 물려받았다. 1회 우승팀은 중국의 EDG였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SK텔레콤 T1은 2회차에 마침내 권좌에 올랐다. 2회 대회의 경우 경기를 지켜본 누적 시청자수가 2억 200만 명을 상회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최대 동시 시청자수도 600만 명을 돌파했고, 평균 동시 시청자수는 230만 명선이었다. 올해는 3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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