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김사니 은퇴… 이고은, 치솟는 '주가' 무거워진 '어깨'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이고은(22·IBK기업은행)의 가치가 치솟는 가운데 그의 어깨도 동시에 무거워지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은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세터 김사니가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3월 챔피언결정전 우승 직후 ‘정상에서 마침표를 찍겠다’고 마음속으로 이미 정리를 한 상태였다. 김사니의 은퇴로 IBK기업은행에는 이고은과 김하경 등 두 명의 세터가 남았고, 다음 시즌은 이고은 체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외부 영입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 세터로는 염혜선(현대건설)을 필두로 조송화(흥국생명) 이효희 이소라(도로공사) 이재은(인삼공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염혜선, 조송화는 굉장히 매력적인 카드로 꼽히지만, 자금력을 고려하면 영입이 쉽지 않다. IBK기업은행은 은퇴를 선언한 김사니를 제외하고 남지연(리베로) 김희진(라이트) 채선아 박정아(이상 레프트) 등 주전급 4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다. 구단 내부에서는 이번 FA 최대어로 꼽히는 김희진과 박정아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이다. 두 선수를 포함해 ‘집토끼’를 붙잡아두는 것만으로 벅찬 상태이다. 세터 영입을 위해 투자할 금액이 남아 있다면 오히려 김희진 박정아와의 재계약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 같은 방안은 지난 시즌 급성장을 거듭한 이고은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는 2016~2017시즌을 앞두고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해 김사니의 백업 역할을 맡았다. 시즌 초반만 해도 원포인트 서버나 경기 양상이 완전히 결정난 이후 김사니의 체력 비축을 위해 투입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시즌 중반 이후 김사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이고은의 진가가 드러났다. 기대 이상의 안정감으로 팀에 녹아들었고, 빠른 발과 투지로 수비력에서 강점을 보였다. 덕분에 생애 처음으로 V리그 5라운드 MVP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고, 챔프전에서도 초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그는 지난 시즌 직전 이적이 결정이 난 이후 AVC(아시아배구연맹)컵 대회 출전으로 IBK기업은행 팀 훈련에 전혀 참가하지 못했다. 이에 코보컵을 치르면서 시즌을 준비했고, 경기를 치르면서 동료와 호흡을 맞췄다. 이 점을 감안하면 지난 시즌 선보인 활약상의 가치는 더 커진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아직 플레이에 기복이 있지만, 꾸준히 성장한다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햇다. 최근 대한배구협회가 발표한 2017 그랑프리세계여자배구대회 후보엔트리(18명)에 이름을 올린 것도 급성장을 증명하고 있다. 이고은의 성장이 어느 때보다 반가운 IBK기업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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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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