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놀다가라 스페인"… 정정용 감독, 이강인 향한 '의도'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이강인, 좋은 경험과 추억만 품어라.”

이강인(16·발렌시아 후베닐B)이 떴다. 18세 이하(U-18) 청소년대표팀 소집 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이강인은 2일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한 U-18 대표팀 소집 훈련에 참가했다. 밝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나는 한국사람이다. 한국을 이끄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태극마크를 달고 형들과 함께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즐겁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이강인이 조금은 흥분된 모습으로 훈련에 대한 의지를 불사른 이유는 바로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소집부터 훈련까지 모두가 새롭다. 팬들의 기대감도 크다. 그는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은 축구 유망주로,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팀에 발을 내딛으면서 본격적인 축구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어 10세였던 2011년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으면서 스페인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세계 최고 유망주가 모두 스페인 무대에서도 꾸준히 존재감을 알려온 이강인은 각종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하는 등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최근에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등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이 사실 만으로 축구팬을 흥분하게 만들고 있다.

정정용 U-18 대표팀 감독의 기대감도 크다. 정 감독은 “좋은 선수는 틀림없는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그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없다. 선수의 경기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강인이의 강·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아서 (그것을 항샹할 수 있도록)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 감독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바로 부담감이다.

이강인은 U-18 대표팀 주축 선수단보다 2살 어린 16살이다. 태극마크도 처음이며, 10살 때 스페인으로 건너가 생활했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분명 여기서 발생하는 괴리감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정 감독은 “(이)강인이는 아직 어리다. 대표팀의 첫 페이지를 펼치는 시기”라며 “훈련 전 면담을 통해서 강인이에게 ‘즐겁게 즐기고, 좋은 경험과 추억만 가지고 가라. 절대 부담감 느끼지마라’고 설명했다”고 그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정 감독의 배려였다.

정 감독이 이끄는 U-18 대표팀은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AFC U-19 챔피언십 예선에 나선다. 정 감독은 자신이 설정한 로드맵에 따라 10월을 준비하고 있다. 이강인을 향한 배려는 바로 10월 일정의 포석이다. 아직 16세지만 이강인은 충분히 팀의 핵심 자원이 될 수 있으며, 그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연 그의 배려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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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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