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배려가 있는 사회를 위해

봄꽃이 아름답다. 미세먼지 때문에 속도 상하지만 그 뿌연 공기 속에서도 진달래꽃의 순수함과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고운 색감은 잠시나마 시름을 잊게 해준다. 봄꽂들의 유혹 때문인지 잠시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머리도 식힐겸해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꽃구경을 나갔다. 이왕이면 물도 있는 곳이 좋으니 여의도로 가기로 했다. 필자의 사무실 바로 앞이 2호선과 5호선이 함께 있는 충정로역이다. 사무실 식구들과 함께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데 마침 지하철이 도착을 했는지 꽤많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올라 오고 있었고 내려가는 사람들과 섞여서 몹시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앞서가던 사람들이 갑자기 엉기면서 급하게 내려가려던 한 학생이 넘어질 뻔하면서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자칫 잘못하면 뒤에 따라가던 사람들이 연쇄작용으로 부딪히면서 몹시 위험한 상황이 생길 뻔하였다.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다가 필자는 참으로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인즉슨 할머니와 삼십좀 넘어보이는 엄마가족이 아마도 아들인 듯 싶은데 서너살 된 아이 손을 잡고 “하낫 둘, 하낫 둘!”하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재미 삼아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무슬림들이 성지순례를 하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자 어느 한 사람이 넘어지니 자동적으로 뒤의 사람들이 걸려넘어지면서 수십명 때로는 수백명이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해외토픽에 실리곤 하는데 왜 그런 사고가 나는지 알 것만 같은 상황이었다. 사실 눈에 넣어도 얼마나 이쁜 아들이며 손자겠는가. 그러나 때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지견있는 행동이 아니다. 공원이나 넓은 장소에서 남의 동선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할 수 있는 아들 손자사랑을 굳이 번다한 지하철 계단에서 걸음마를 시키며 재롱을 즐기는 것은 어린 아이는 물론 주변 사람들을 자칫하면 함께 다치게 할 수 있는 아주 잘못된 행동들이다.

이렇게 남에게도 해가 되지만 자신도 위태롭게 만드는 행동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대세인 시대에 사람들은 길을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나 모두 시선을 스마트폰에 두고 옆에 차가 지나가는지 자전거가 오가는지 전혀 신경들을 쓰지 않는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차를 조심하는데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지만 요즘은 “차야, 네가 알아서 피해라!“라는 주의가 대세인 듯 하다. 경적을 울려도 쳐다보지고 않는다. 이는 운전자도 마찬가지다. 운전을 하면서도 통화는 물론 문자를 주고 받는 사람이 없질 않나 스마트폰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나는 데도 스마트폰으로 경기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까지 심심찮게 본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필수는 남에 대한 배려다. 사실 남을 배려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하는 행동이다. 서양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자신이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해주라고. 참고로 자형묘(子刑卯) 또는 묘형자(卯刑子)의 경우는 무례지형(無禮之形)이라 하여 예의를 저버리고 손해나 극함을 주는 경우를 말하는데 사주의 격(格)에 있어 나를 생해주는 격인 인수(印綬)격이 충이나 파를 맞은 사람들도 무례지형(無禮之形)이라 하여 성격적으로 예의나 염치를 저버리는 성향이 있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이런 성격의 사람들은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 사람들로부터 뒤로 말을 듣거나 기피를 당한다. 당장 눈 앞이 편하자고 굳이 비난을 자초할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배려는 남을 위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돌아서 나를 좋게 만드는 이치를 알았음 한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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