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 S다이어리] K리그 살인일정의 '단상'… 진짜 ACL 원해?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진짜 ACL을 원하십니까?’

K리그 클래식이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서 고전하고 있다. 조별리그 5차전까지 치르면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구단이 없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며 ACL를 호령하던 K리그의 위용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최근 화두에 오르고 있는 내용은 살인일정이다. K리그와 축구협회(FA)을 병행하면서 ACL까지 치러야 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다. 화력을 집중할 수 없다. 여기에 호주나 태국, 베트남 원정까지 일정에 끼어 있으면 선수단 피로는 급격하게 증가한다. 이는 곧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

수원 삼성의 일정을 예로 들어보자. 4월 기준 5주간 동안 무려 11경기를 치른다. 특히 오는 30일 제주 원정, 5월3일 홈 포항전, 6일 홈 울산전, 9일 중국 광저우 원정에 나선다. 열흘 동안 4경기를 치르면서 수원∼제주∼수원∼중국 광저우를 오가야 한다. 경기일 4일, 이동일 3일로 계산하면 훈련은 언감생심이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빠듯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일본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는 ACL에 출전하는 팀의 일정을 조율해준다. 이런 부분이 ACL 경기력에서 드러난다”며 “(K리그 소속 구단은) 체력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 부상 위험도 크다”고 선수단을 걱정했다. 이는 황선홍 서울 감독, 조성환 제주 감독, 김도훈 울산 감독도 같은 생각이다. K리그의 한국프로축구연맹, FA컵의 대한축구협회가 직접 조율에 나서 수정이 필요하다.

다만 이와 같은 살인일정에 더 예의주시해야할 사람은 연맹도 협회도 아닌 바로 구단주와 구단 수뇌부이다. 사실 ACL을 병행하는 클럽의 살인 일정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연맹과 협회가 머리를 맞대고 일정을 조율한다고 해도, 추춘제로 바꾸지 않는 이상 이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 이는 일본도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에 하나는 바로 투자이다. 다양한 선수를 영입해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결과로 드러난다. 전북 현대는 지난 시즌 대대적인 투자로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고, 최강희 전북 감독의 지도 아래 ACL 우승을 이끌어냈다. 올 시즌에도 적극적인 선수 영입에 나선 제주 유나이티드만이 16강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투자=성적’이라는 공식은 언제나 유효하다.

ACL 참가는 경험 쌓기도, 관광도 아니다.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걸려있고, 감독·선수가 성장할 수 있는 무대이다. 이는 곧 한국 축구의 발전과 연결된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투자 없이 좋은 성적을 원하는 것은 감독과 선수를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단순히 참가가 목적이라면, 차라리 구단 차원에서 출전권 티켓을 내놓는 것이 낫다. 진짜 ACL 무대를 원한다면, 투자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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