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수원 삼성 서포터 '욕설 사태'… 결국 염기훈 짊어질 압박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수원 삼성의 일부 몰상식한 서포터스의 행동은 결국 염기훈(34)을 옥죄는 압박감이 됐다.

사단이 났다. 수원 삼성 서포터스는 지난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광주FC와의 K리그 클래식 맞대결이 0-0으로 끝나자 서정원 감독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인사를 하기 위해 서포터스석으로 다가온 선수단을 향해 누군가 이물질을 투척했다. 맥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일부 팬이 손가락 욕설을 퍼부었다. 이 장면을 고스란히 지켜본 이정수는 격한 감정을 누르지 못했다. 이정수는 18일 자신이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후배들의 길을 막는다는 이유를 들어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구단 측은 “일단 선수와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의 반응은 충분히 이해한다. 수원 삼성은 K리그 클래식 6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승점 5(5무1패)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물질 투척과 선수단을 향한 욕설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다. 승부 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영원히 그라운드를 떠나야 하듯이, 원칙과 규정을 무너트리는 행동한 한 팬도 용서받을 수 없다.

일부 몰지각한 서포터스의 행동은 팀을 더욱 위기에 빠트리게 됐다. 구단 측은 이정수와 만나 잔류를 설득할 계획이지만, 마음이 떠는 그를 붙잡기는 힘겨워 보인다. 이는 고스란히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의 부담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선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서 감독은 선수를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괴감에 빠졌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코칭스태프 집단 붕괴 가능성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짐을 팀의 주장 염기훈이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염기훈은 지난 시즌에도 굵은 눈물을 흘렸다. 일부 서포터스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구단 버스를 가로 막고 나섰고, 주장인 그가 직접 나서 팬들을 향해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지난 16일 광주FC전 무승부 직후에도 “득점 기회를 성공시키지 못해 동료에게 미안하다”며 “감독님께서 모든 전술 지시와 조언을 해주셨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우리가 잘하지 못했다. 죄송하다. 다른 때보다 더 노력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일부 서포터스의 몰지각한 행동은 팀을 더욱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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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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