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카멜레온' 김지완, 입대 앞두고 '간절함' 포효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프로농구 전자랜드를 위기에서 구해낸 ‘미친 카멜레온’이 있다. 주인공은 가드 김지완(27)이다.

김지완은 지난 2일 잠실체육관에서 치른 삼성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쿼터마다 득점을 올리는 등 14점·6도움·4리바운드·2가로채기로 전천후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99-75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1차전에서 팀 가드진 전체가 부진한 가운데 홀로 11점을 쏟아내며 고군분투했던 그는 1∼2차전 경기당 평균 31분22초를 뛰면서 12.50점·5.5도움을 기록, 팀의 주전 포인트 가드로 알토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자랜드도 1승1패로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4강PO를 향한 의지를 선보였다.

이번 6강 PO 들어 김지완이 주목받는 이유는 변화를 마다하지 않고, 인내하고 극복한 노력에 있다. 연세대 시절 슈팅가드로 활약했던 그는 2012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으며 포인트 가드로 전환했다. 190㎝의 장신에도 빠른 발을 가진 그는 속도감 있는 속공 전개와 적절한 경기 운용, 과감한 골밑 돌파를 선보이며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2014∼2015시즌 18분57초 출전, 5.13점을 기록하며 주전급 가드로 성장한 그는 한국인 선수 최초로 필리핀 리그에 진출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2015∼2016시즌에는 출전 시간을 29분대로 확 늘렸고, 평균 득점 역시 커리어 하이인 7.85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시련의 바람이 불었다. 박찬희가 이적하며 포인트 가드 자리를 꿰찼다. 여기에 신인 강상재가 가세하면서 정영삼, 차바위 등과 함께 가드진 경쟁 구도가 치열해졌다. 입지가 줄어든 김지완은 다시 슈팅 가드로 전향했고, 상황에 따라 포인트 가드 역할도 소화해야 했다. 하나의 역할을 정착하지 못한 그는 이번 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출전 시간과 평균 득점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줄어든 기회와 출전 시간에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때를 기다렸고, 이번 PO에서 포효하며 노력의 대가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팀이 어려운 시기에 활력소 역할을 자청하며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전자랜드의 반격이 무서운 이유 역시 그의 존재감 때문이다.

그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 군 복무를 하기 위해 상무에 지원했다. 그래서 이번 PO가 간절하다. 정영삼은 “이번 PO에서 미친 선수는 (김)지완이 같다. 제정신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미쳤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간절함을 품은 카멜레온 김지완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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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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