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슈틸리케 감독이 외면한 양동현 '물오른 득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왜 몰라봤을까. ‘포항의 수호신’ 양동현(31·포항 스틸러스)이 ‘미친 득점력’으로 K리그 클래식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양동현이 리그 개막 4경기에서 무려 4골을 터트렸다. 그는 지난 1일 전남 광양전용구장에서 치른 전남 드래곤즈와의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4라운드에서 전반 12분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4-1 승리를 견인했다.

득점 장면에 엄지손가락이 절로 세워진다. 그는 역습 상황에서 수비진 뒷공간을 힘차게 파고들었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한 그는 상대 수비수 토미를 앞에 두고 짧은 연속 페인팅 동작으로 슈팅 기회를 잡았다. 그러던 찰나 상대 토미와 골키퍼 임민혁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는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번뜩이는 골 결정력, 순간 스피드, 그리고 골문 앞에서의 여유가 빛났다.

무서운 기세이다. 시즌 개막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그는 개막 두 번째 경기인 지난 3월12일 광주FC전에서 홀로 2골을 작렬했다.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그가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는 이유는 개인의 노력과 팀 전술이 맞아떨어진 결과이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누구보다 몸만들기에 충실했다. 지난 시즌 포항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스포츠 헤르니아 수술로 동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했고, 그 과정에서 부침을 겪었으나 포항팬들은 그를 기다리고 믿어줬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커리어하이인 13골을 터트리며 고군분투했다.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팀의 주장까지 맡았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결혼을 하면서 책임감도 커졌다.

여기에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전술도 한 몫 했다. 문전에서 슈팅 타이밍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연구했다. 동계훈련 시점만 해도 그에게 맞지 않은 옷처럼 어색했지만, 이제는 얘기가 달라졌다. 그는 최 감독의 주문을 100% 소화하고 있고, K리그 클래식 경계대상 1호로 떠올랐다.

최근 맹활약에 그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승선이 유력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그를 외면했고,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예선은 6, 7차전에서 원톱 부재로 고개를 숙였다. 중국, 시리아전 통틀어 단 1득점에 그쳤고, 그마저도 수비수 홍정호(장쑤 쑤닝)의 골이었다. 양동현의 그림자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대표팀 일원으로 뽑혀도 손색없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그는“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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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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