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카리스마 군주와 폭군의 차이

역사를 두고 볼 때 폭정을 일삼은 이들을 영웅이라 칭한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전쟁을 이끌고 사상자를 냈어도 알렉산더나 나폴레옹같은 통치자는 종종 영웅이라 불린다. 줄리어스 시저 역시 반대파의 칼에 찔려 운명했지만 역사는 그에게 영웅의 칭호를 내렸다. 무슨 이유일까? 이에 대해 지혜를 겸비한 카리스마 때문이 아닐까 하고 답을 내려보고 싶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무식하다는 것은 단지 지식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혜가 없는 용맹함은 그저 힘만을 무기 삼아 밀어붙이니 더 큰 고통과 휴유증을 남기게 된다. 특히나 리더의 입장에 있을 경우 지혜가 부족하게 되면 전제군주나 폭군이 되는 것은 여반장이며 그 희생자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된다. 반면에 카리스마가 있다는 지도자들은 목적의 효용성이 다수 국민에게 효용이 크다고 생각되면 어떤 반대가 있다 하더라도 굽히지 않고 신념을 실천한다. 흔히 말하는 여론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보통 폭군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커다란 흠결이 있다. 이러한 흠결은 사주의 구성으로 볼 때 편관격(偏官格)이면서 인성(印性;생산하는기운)이 파괴된 경우를 보인다. 즉 어짐과 자애함이 상처를 입은 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괴강살과 귀문살이 있게 될 때 이들의 정서는 매우 파괴적이 된다. 이런 이들에게 칼 즉 권력이 주어지게 되면 많은 인명을 살상하고도 눈 하나 깜짝 안한다. 그러나 더 문제되는 것은 과거의 역사를 돌아볼 때 공포정치를 주도했던 스탈린이나 히틀러의 경우에도 그들의 비정상적 통치와 정책을 지지했던 것도 러시아국민이었고 독일국민이었다. 오히려 국민들은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에 대하여 열광하고 환호했었다. 그들 폭정자들의 뒷 배경에는 민중의 심리를 교묘히 활용하는 선동정치를 일삼는 정치집단과 함께 이를 지지하는 다수 군중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 있은 후 최소한 독일 국민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추앙에 대해 진실어린 반성을 했었고 그것은 독일이 다시 세계사에 당당하게 서는 주춤돌이 되었다. 우리 대한민국이 미국이나 중국처럼 세계사의 주역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동족상잔의 전쟁을 거친 후 지구상 최빈국의 대열에서 세계경제 10위를 바라보는 괄목한 성장을 이뤘다는 것은 분명 걸출한 지도자가 있었다는 증빙이다.

현대사에 있어 아픈 과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과도기 시절 전직대통령의 공적을 깍아내리려 하는 것은 바른 역사인식이 아니다. 공적은 공적대로 인정하고 과오는 과오대로 바로 보는 태도를 견지해야 소모적인 논쟁과 정쟁을 줄이고 합리적인 전진을 할 수가 있다. 역(易)의 관점에서 당시 대한민국에는 ‘위기돌파 리더십’이 있지 않으면 아마 언젠가는 벗어났을지 모르는 최빈국이었겠지만 아마도 더 오랜 세월을 필요로 했을지도 모른다. 세계사적으로는 박정희대통령의 공적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좌파진보니 우파보수니 하면서 우리 스스로의 결합과 화합을 막는 이 분열상을 보면서 가장 좋아할 이들이 누굴까 생각해 봤는가? 굳이 북한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자신들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일본이며 강한 국력을 무기 삼아 자국의 이해에 맞게 한국을 조종하려는 중국이나 미국 주시하고 있는 러시아 같은 강대국은 아닐까. 자 어찌해야 할 것인가?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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