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직업 선택 시 우선순위 '돈보다 적성'

연봉수준이 높고 복지혜택도 좋은 이런 직장을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이런 직장에 보란 듯 취업했다가 자기 발로 뛰쳐나오는 젊은이들이 꽤 있다. 왜 그럴까. 남들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을 왜 자발적으로 나오는 것일까.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고 성격이 아주 온순한 학생의 부모가 상담을 청한 적이 있었다. 부모는 아들을 법조계로 보내고 싶어 했고 어느만큼 출세를 할 수 있을지 알고 싶어 했다.

아들의 사주를 본 필자는 법조계 일과 맞는 적성이 아니니 그 쪽으로 보내면 후회할 일이 생길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줬다. 그랬음에도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사법고시를 보게 했고 아들은 어렵지 않게 합격을 했다. 사법연수원을 마칠 때쯤 아들과 부모의 갈등이 터져 나왔다. 부모는 검사가 되기를 원했지만 아들은 검사나 판사 어느 쪽도 끌리지 않았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결국 로펌에 들어가서 변호사 일을 시작했지만 그것마저 1년 쯤 지난 뒤에는 그만두고 나와 버렸다. 아들은 지금 문화행사 기획 일을 하고 있는데 정말 신나고 행복해 한다.

사주에 딱 들어맞는 일을 찾은 것이다. 아이들의 직업을 정할 때 부모들은 항상 욕심을 부린다. 부모 된 입장이 이해되기는 하지만 그런 바램이 후회의 씨앗이 되는 걸 자주 본다. 중장비 부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과장으로 일하던 남자가 사표를 내고 상담을 왔다. 마흔이 채 안 된 나이에 벌써 다섯 번째 사표를 냈으니 스스로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남자의 생일이 병오(丙午)일인데 지나치게 자아가 강했다. 화(火)의 기운이 가득해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이라는 의미의 염상격(炎上格) 사주였다. 자아독존적 성격이 너무 강해 남들과의 관계에서 양보나 타협을 하고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말하자면 폭군과 같은 기질을 갖고 있으니 가는 곳곳마다 충돌이 생겼다.

문제는 자기의 성격을 고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쇠를 다루는 직종에서 계속 일했으니 자기도 힘들고 주변 사람도 힘든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금(金)의 기운이 상존하는 곳이나 사람이 많은 곳은 그의 사주로 보아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계속되는 고통에 힘들어 하는 그에게 필자는 조경과 관련된 일이나 시골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택하라고 했다. 그런 일들은 그의 사주에 가득한 불의 기운을 가라앉혀주고 타고난 성품과도 음양의 조화가 잘 맞았다. 만약 생일지에 양인살(羊刃殺)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까.

양인살은 말 그대로 양날의 칼을 갖고 있는 강한 기운의 오행이다. 이런 사주는 오만한 성격에 독불장군의 기질이 있다. 무너지지 않는 강인함이 있지만 누구와 맞붙어도 지려고 하지 않는 지나친 강경함이 문제가 된다. 이런 기질은 총이나 칼을 다루는 일을 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고 성격과 조화가 잘 맞는다. 경찰이나 군인이 적합한 직업이고 의사의 길을 걸어도 좋은 선택이 된다. 직업을 택할 때 대부분의 경우에는 돈이나 사회적 지위 같은 것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사주와 적성은 마지막에 생각해보는 경우가 많다. 우선해야 하는 게 사주와 적성이다. 사주는 직업 선택의 마지막 순위가 아니라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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