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닭의 해, 새 시대를 기원하며…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예전에 암흑기에 어느 정치인이 외쳤던 이 말은 한때 시대를 상징하던 말이 되기도 했다. 외세를거쳐 반독재 투쟁에 앞장섰던 당시 민주화 투사의 말로 유행어가 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아무리 어두워도 아침 해는 밝아온다는 상징성을 지닌 닭, 그 닭의 해가 왔다.

2017년 새해는 닭의 해이다. 닭을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새벽을 알리는 울음소리이다. 그런 까닭에 닭은 상서로운 서조(瑞鳥)이다. 여명을 연다는 것은 하루를 연다는 뜻이지만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큰 뜻이 되기도 한다. 예로부터 닭은 주술력을 지닌다는 믿음이 있다. 어두운 밤을 밀어내고 밝은 새벽을 열어 제치는 우렁찬 울음소리에서 그런 믿음이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밤에 세상에 떠돌던 귀신들이 닭 울음소리와 함께 세상에서 쫓겨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정유년(丁酉年)에서의 정은 뜨겁게 타오르는 불의 기운을 상징하고, 유는 금(金)의 기운을 상징한다.

닭을 보면 머리에 빨간 색의 벼슬이 있고, 이 벼슬은 도도하면서도 태양이 타오르는 듯하다. 그런 까닭에 올해 정유년은 상당한 에너지를 응축하고 터뜨리는 한해가 될 것이다. 새해가 열리면 사람들은 너나없이 자기만의 기원을 드린다. 지난해와는 다른 한해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고 새해에는 원하는 것들을 이루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작년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든 한해였다. 경제가 장기불황에 허덕이면서 사람들의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했다.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야 마음도 여유로워지는데 곳간이 비어가는 운세였다.

마음이 힘들고 몸은 이리저리 부대껴야 하는 운세의 한해를 보낸 것이다. 정치적 혼란도 심해지면서 곳곳에서 자중지란의 분위기가 사회를 덮었다. 나라가 혼돈 속에 빠지면 어느 한곳이라도 튼튼한 기둥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곳곳이 흔들리면서 자중지란이라는 위기의 시간을 겪었다.

국운이 쇠약해지는 커다란 기운을 막기 힘든 시기였고 그에 따라 개인들도 운세도 흔들렸다. 그래서인지 해가 바뀌었음에도 새해를 향한 열망을 찾아보기 힘들어 보인다. 새해를 맞는 부푼 기대감, 무언가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설렘을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읽어내기가 힘들다. 그러나 새해는 새해답게 맞아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더 많은 기대를 하고 더 큰 열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기에게 주어진 작은 복록들도 크게 키워낼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새로운 시대를 알린다는 닭의 해이고 천간의 정(丁)과 지지의 유(酉)가 어우러진 국운은 작년보다는 훨씬 살아날 것이다. 방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불이 타오르듯 왕성하게 일어나는 기운을 볼 수도 있다. 정치는 대선을 거치면서 여전히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교육과 연구 분야는 새로운 빛이 비치게 될 것이다.

닭은 우리에게 ‘벽사초복’(僻邪招福)의 동물이다. 나쁜 것을 멀리 쫓아내고 복을 들어오게 한다는 뜻의 벽사초복이다. 우리를 둘러싼 여건들이 수월하지 않은 것은 맞다. 그래도 기대를 품고 새해를 맞자는 게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이다. 지나간 해에 있었던 안 좋은 일들과 액운은 세월과 함께 과거로 흘려보내자. 닭의 해에는 새로운 새벽이 열린다. 복이 열리는 아침이 밝았다. 복이 가득한 운세로 새해가 채워 질 것을 기원할 때이다. 올해는 복을 원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이뤄질 것이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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