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혼밥' '혼술' '혼놀'이 대세라지만

희로애락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고 변하는 이치처럼 혼밥이라는 말이 유행어와 같이 번지더니 이제는 시대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혼밥은 혼자서 밥 먹는 것을 말한다는데 집에서 홀로 먹는 밥이야 이상할 것도 특이할 것도 없다. 그와는 다르게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고 생각해보라. 한참 점심을 먹느라 사람들이 가득하고 시끌시끌한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건 예전 같으면 여하튼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시대도 사람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사람들이 혼자 밥 먹는 걸 꺼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뭔가 모르게 조금은 민망하고 쑥스럽기도 하다. 혼자 앉아있으면 눈을 둘 곳도 마땅치 않아 불안하기까지 하다. 친구도 없는 왕따처럼 생각할 남의 눈도 신경이 쓰인다. 혼밥에 이어서 혼놀 혼행 혼술도 유행이다. 혼놀은 혼자 노는 것을 말하고 혼행은 혼자 떠나는 여행 혼술은 혼자 마시는 술이다. 모든 걸 혼자 하는 것이 대세가 된 것일까.

상전벽해라고 할만큼 급속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사주 중에 고신(孤神) 과숙(寡宿)이라는 것이 있다. 고신 사주를 갖고 있으면 상처(喪妻)를 할 가능성이 크다. 과숙은 반대로 남편을 잃는 상부(喪夫)의 운세이다. 고신이나 과숙이 있는 사주라면 결혼을 해서 부부관계가 나쁘다. 심한 불화가 오게 되고 불화가 없다고 하더라도 파경을 맞으면서 부부가 이별을 하게 되는 운세이다. 배우자를 잃고 혼자가 되는 사주인 것이다. 고신 과숙은 배우자를 잃는 것으로 인해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외롭게 홀로 되는 것, 이 험한 세상을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것, 고독해 진다는 것이다.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사주이다. 그런 이유에서 옛날부터 고신 과숙의 사주는 누구도 원하지 않았다. 어른들은 나쁜 사주로 여겼다. 그런데 요즘 사회의 트렌드를 보면 혼밥은 물론이고 혼술과 혼놀 그리고 혼행까지 즐기고 그런 상태를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다.

모든 걸 혼자 하는 상태로 끝까지 혼자 살아가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혼자서 얼마든지 잘 지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신문기사를 보니 여자의 수명이 가장 긴 경우가 두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처음부터 혼자 사는 것 또 하나는 이혼을 하고 혼자서 사는 경우이다. 어떤 경우이든 여자는 혼자 살 때 수명이 길었다는 것이다. 고신 과숙이 나쁘거나 고달픈 사주라고 하는 기존의 생각들이 무색해지는 조사 결과였다.

시대가 바뀌면 모든 것들이 변한다. 사람도 바뀌고 사회도 바뀌고 생각도 바뀌는 게 당연하다. 혼자 사는 게 불행하다는 관념도 변할 수 있다. 혼자 자유롭게 사는 게 더 행복하고 더 즐겁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기본적 삶의 방식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은 사람 속에서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사람 인(人)자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있는 모습에서 나온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모든 걸 혼자 하는 게 유행인 시대지만 과신 고숙의 사주가 그에 따라 좋은 사주가 될 것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혼밥 혼술 혼행 혼놀을 얼마든지 즐겨도 좋을 것이다. 시대 흐름의 환경이니 어찌하겠는가. 그러나 일부러 사람들을 멀리하고 혼자 지낼 필요는 없다. 가정이 파경으로 끝나고 배우자와 이별하는 운세를 만나지는 말아야 한다. 그렇게 혼자 살아야 하는 것이 어찌 즐거운 일이 될 것인가. 함께 화목하게 어울러져 살아가야하는 것인지 생각해보자.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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