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마음이 통하고 배려하는 사회

사람들은 죽을 지경에서 살아나온 자에게 경외심과 두려움을 품는다. 고단의 끝을 보았다면 지금 부터는 근사한 변신만이 남은 것이다. 위기와 기회 둘은 언저리에서 겹쳐있는 법이다.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을 전쟁터에 비유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사업의 세계를 종종 정글이라 부르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 맹수가 튀어나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고 따라서 만에 하나 있을 사태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신경 하나 하나를 곤두세우고 긴장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 그 어느 분야도 긴장을 풀고 태평할 수 있기가 쉽지 않은 것이 세상사다.

정치판을 봐도 페어플레이를 하는 사람들보다 권모술수에 능한 자들이 권력의 주인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그 권력을 유지하는 데도 당연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전략과 전술을 구가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정치에 있어서의 마키아벨리즘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이렇게 전쟁터와 같은 삶의 여러 부분에서 군사적 전쟁이나 총칼 대신 돈을 놓고 하는 싸움인 사업에 있어 상대의 패를 잘 읽는 사람이 당연 유리할 수밖에 없다. 적을 알면 그 싸움은 반드시 이길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여기에서 나온다. 가장 극명한 심리전은 어찌 보면 도박판이기도 할 터인데 포커게임과 같은 도박판에서 이기는 사람은 운도 좋아야 하지만 별 볼 일 없는 패를 가지고도 아주 좋은 패를 가진 듯 또는 잘 들어온 패를 가지고도 별로인 듯 표정을 관리할 수 있는 배짱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이들은 포커카드에 전혀 희망이 없는 패를 가지고도 상대의 표정 변화와 바닥에 펼쳐진 패를 바탕으로 상대방이 경기의 베팅을 포기하도록 하기도 하며 본인이 원하는 페이스로 게임을 주도해 나가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그저 ‘뻥’으로만 끝나서는 안 되겠지만 진정한 고수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얼굴에 전혀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눈빛과 얼굴 표정 얼굴색으로 승패를 가르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포커페이스(poker face)가 바로 이를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 민족의 영웅 이순신장군도 그 불리한 열세 속에서도 심리전을 펼쳐 이긴 경우다. 전쟁의 경우에 이러한 심리전은 여러 훌륭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싸워서 이기는 것은 하수의 전쟁전략이라는 말까지 있지 않은가? 이런 의미에서 필자는 역(易)을 통한 상대방에 대한 이해 및 탐색은 그 실용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이를 부정적 의미로 사용하라는말이 아니다.

예를 들어 사업상 협상을 할 때도 혹시 상대방의 기운이나 심리를 안다면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가 있고 따라서 상대방의 성격과 기호에 맞는 방향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구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어떤 인물을 임원으로 영입하거나 스카웃하고 싶을 때도 그 사람의 취향을 파악해 조건을 제시하고 화제를 삼는다면 분명 생각과 사고가 통하는 회사나 상사와 일하고자 하는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달여 전인가 본 기사에서도 평소 인스턴트커피를 즐기는 영입대상자의 기호를 미리 파악해 함께 골프를 치던 와중에 인스턴트커피를 준비해와 대접한 것에 감동해 함께 일하기로 결정했다는 얘기를 본 적이 있다.

돈이 많이 들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만큼 상대방을 배려하고자 애쓰는 그 마음이 고마웠던 게다. 마음이 통하고 따뜻한 배려가 함께 하는 그런 사람들과 일한다면 분명 플러스 알파의 상호 시너지 효과는 덤으로 얻는 성과일 것이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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