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세상

노자도덕경에서 치국약팽소선(治國若烹小鮮: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작은 생선을 굽은 것)과 같이 정성을 다하고 세심해야 하는데 조금만 틈(虛)과 화(禍)가 보이면 분구힐지강경(糞狗詰之糠犬:똥 묻은 개들이 겨묻은 개를 나무라며 짓어 댐)이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이다. 흔히 쓰는 말로서 누구나 아는 사자성어인데 Q묻은 개 자신은 더 큰 흉허물이 있으면서도 그것을 모른체 하고 남의 작은 흉을 본다는 뜻이다. 얼마전에 40대 초반의 K여인이 상담을 와서 남편이 바람을 피는 것 같은데 이혼을 해야 되는지를 물었다.

K여인은 뱀띠생에 6월13일이고 남편은 40대 중반이 넘은 개띠생 7월7일 양력이다. 남편이 무자일주(戊子日柱)가 부인인 재성(財星)인 계수(癸水)가 합으로 변화가 돼있어 뚜렷히 부인 노릇을 못하고 있는데 술미형(戌未)형살(刑殺:형벌을 받듯이 흉함)이고 일지인 부인궁이 원진살(怨嗔殺:원수처럼 지내지만 막상헤어지지도 않는 불행함)에다 시지(時支:생시)가 귀문살(鬼門殺:귀신이 들락 거리듯 비정상 정신 상태와 같은 흉함)이 있다. 대운에서 수기(水氣)가 들어오고 2016년이 병신년(丙申年)이되어 수국(水局)을 이뤄 남편이 다른 여자를 기웃거리게 된 것이니 부인을 두고 바람을 피게 되 있다. 남편의 사주를 볼 때 바람은 일시적이며 자신이 살기 위해 편재(扁財:다른여자)를 취한 것으로 일시적이다. K여인 사주를 보면 신축일주(日柱)가 년월지(年月支)에 사오미 화국(火局:불기운으로 무리를 이룸)으로 남편을 나타내는 정관(正官)과 다른남자를 나타내는 편관(扁官)이 많이 있는데 년주와 시주에 있는 정.사화(丁.巳火)가 천간(天干)에 투출(投出)되어 있으니 남편보다 더 강한 바람을 피고 있는 것이다. “남편보다 K여사님이 더 큰 바람을 피는 것으로 나오는데요”하니까 얼굴색이 붉어지면서 아무소리를 못하고 앉아 있다. 이런 경우를 분경강견(糞犬糠犬)사주라고 하는 것이다.

필자가 부부의 사주를 놓고 노자의 도덕경을 인용한 것은 요즘은 이 속담대로 세상 세태가 ‘강견(겨 묻은 개)’을 향해 짖어대는 ‘분견(Q묻은 개)’의 소리가 너무나 크게 들리는 것 같다. 어찌하여 이런 기막힌 세태가 됐는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인이 국민인데 분견이 강견을 손가락질하고 나무라는 행위가 당연시 된 것으로서 그래야만 분견의 구린내가 희석되는 것라는 생각이 팽배해져 있는 실정은 아닌지. ‘제Q 구린줄은 모르고 남의Q 구린내만 손가락질을 하는 것’과 같다. 주인도 뭐 냄새에 중독돼 더는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재래식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처음엔 악취에 코를 틀어막지만 시간이 지나면 후각이 마비돼 참을 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뭐 묻은 개보다 겨 묻은 개가 겨가 바닥에 떨어져 눈에 잘 띄니 이제는 눈에 거슬리는 것이다. 강견이 쫓겨나고 분견이 주인 옆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것인지 이런 비통한 상황이 세상 곳곳에서 거듭되다 보니 불쌍한 쪽은 겨 묻은 개보다 주인이다. 주인 자신도 온통 Q투성이가 되는데도 이미 마비된 후각 때문에 알아채지도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세금을 내서 공짜로 값비싼 사료를 먹이기까지 한다. 이제는 부화뇌동하는 주인이 되지 말아야 한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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