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한여름 혹한기' 3년간 최고 잃은 K리그 & 셀링리그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K리그에 이상한 징크스가 생겼다.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 홀연히 사라진다.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는 K리그 구단의 한여름은 냉혹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차갑게 말해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대신 이를 잘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K리그가 자생할 수 있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성남FC는 24일 외국인 선수 티아고의 아랍에리미트(UAE) 알 와흐다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티아고는 지난 23일 정조국(광주)이 14호골을 터트리기 전까지 득점 부문 1위를 질주할 만큼 맹활약을 했다. 그의 이적으로 K리그 클래식은 3시즌 연속 최고를 잃었다. 2014시즌 이명주(당시 포항·현 알아인)는 전반기를 마치고 UAE로 진출했다. 그는 당시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9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전반기만 마치고 떠났음에도 도움 2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5시즌에는 전북 현대의 에두가 한여름 중국 허베이로 떠났다. 그 역시 당시 전반기 11골을 터트리며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이는 계속 K리그 징크스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량공세를 앞세운 중동과 중국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이 이어진다면 K리그 스타 또는 외국인 선수의 유출을 막을 길이 없다. 그런데 이를 두고 ‘스타 선수 유출 막지 못하는 K리그’라는 인식에서 끝난다면 사태가 심각해진다. 거꾸로 생각해 K리그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포항은 이명주의 이적료 500만 달러(약 56억원)를 통해 외국인선수와 심동운을 영입했고, 올 시즌 양동현까지 품었다. 외인 영입 성공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심동운과 양동현은 현재 팀의 핵심이다. 전북의 경우 입이 떡 벌어진다. 전북은 에두를 필두로 권경원(알아흘리), 김기희(상하이 선화)까지 세 선수의 이적료만으로 130억원이 넘는 금액을 이적료로 챙겼다. 이를 통해 김보경, 김신욱, 이종호, 고무열 등 새로운 스타를 대거 영입했다. 이미 김보경과 이종호는 전북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에두가 허베이에서 방출되면서 1년 사이에 이적료 없이 다시 영입했다. 성남도 티아고의 이적료로 받은 300만 달러(약 34억원)을 재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K리그가 수행해야할 일은 바로 이것이다. 모기업에 의존하는 시대는 갔다. 구단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가능성 있는 옥석을 불굴해 보석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이는 또 다른 스타를 만들기도 하고, 또 투자로 이어진다. 구단은 좋은 선수를 발굴하는 시스템이 구축하는데 집중해야하고,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다시 투자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3시즌 연속 최고들이 빠져나간 교훈을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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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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